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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도 피사의 사탑이 있었군

단상 2018. 1. 26.

이탈리아에 놀러가면 반드시 가본다는 유명 건축물 중 하나가 바로 "피사의 사탑".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여기서 중력 실험을 했다는 설이 있어서 더 유명해졌지만 확인은 불가능하고...

 

근데 최근 뉴스를 보니 부산에도 피사의 사탑에 필적하는 "사하의 사탑(?)"이 있었다고 한다. 바로 부산 사하구에 짓는 도중 옆으로 1m 이상 급격하게 기울었다는 일명 "기우뚱 오피스텔"이 그 주인공!

 

(사하구가 "사하"가 모래 沙, 아래 下라는데, 바닥에 모래가 많고 지반이 약해서 그랬을까?)

 

 

 

이 기우뚱 오피스텔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건물 하중을 보강하라는 구조기술사의 과업지시를 무시한 채 건축됐고,

연약지반 보강 작업을 위한 지질 조사를 무시하고,

도시철도와 2.5m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사전신고 대상이지만 이를 어겼고,

원래 설계와 달리 비용과 공사 기간을 줄이려고 차수 효율이 낮은 공법을 적용했고,

철근 말뚝 수도 줄이고, 감리사들이 이런 부실시공을 묵인 또는 방조했고,

현장관리인 없이 자격증만 빌린 관리인을 허위로 서류에 올리고 실제 현장에는 배치하지 않았고,

설계자와 감리자가 동일인이고,

시공자와 초등학교 선후배 사이고

사하구청 공무원은 구조 안전성 심의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문제가 발생한 뒤에도 시정, 보완, 공사중지 명령을 하지 않는 등

 

한 마디로 부실 덩어리 그 자체였다고 한다.

 

이미 작년 9월에 오피스텔 건물이 105.8cm나 기울어지는 바람에 그 후 복원공사를 해서 현재는 3cm 정도까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이미 이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계약을 해지하고 모두 이사했다고 한다. 나같아도 도저히 불안해서 살 수는 없었겠지.

 

우리나라 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는 건설 산업에, 부실과 비리가 너무 많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 사례는 그 끝판왕을 보는듯해서 정말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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